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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비평(2) 캐릭터 분석(스압주의!!!)

메인디쉬(영화, 드라마 비평)/비평

by Key71!! 2020. 1. 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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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피셜이 많으니 주의하여 읽기 바랍니다!!!

 

전편링크 : 다크나이트 비평(1) 예??? 다크나이트랑 니체요??? https://eat-film.tistory.com/3

 

 다크나이트를 얘기할 때 캐릭터는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플롯은 각 중심인물을 중심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교차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이다.(대개 놀란 영화의 플롯은 각기 다른 사건들이 전개되다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그의 마스터피스라고 할 수 있는 다크나이트덩케르크 등은 이러한 서사방식을 따르고 있다. 다만 인셉션 같은 경우에는 여러 중심인물이 등장하지 않고 중심인물과 주변 인물로 뚜렷하게 나뉘어서 하나의 사건축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물론 인셉션이 그의 마스터피스가 아니라고 하는게 아니다.) 아래의 그림은 간단한 그 예시이다. 실제 플롯의 구성이 저렇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그림을 통한 간단한 예시로 보면 된다.

 

 

 

 

 

 

 

 다크나이트에서 중심인물은 총 셋이다: 하비 덴트, 배트맨, 조커. 그렇다면 니체의 미학론이 어떤 방식으로 이 캐릭터들을 통해 구현되는 걸까? 자 1부에서 니체의 미학론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념을 기억하는가? 혼돈의 원리인 디오니소스의 원리와 질서의 원리인 아폴론의 원리. 이 두가지를 중심으로 인물들을 살펴보겠다.

 

[질서, 이성, 조화, 분명함을 대변하는 아폴론의 원리 혼돈, 감정, 본능, 부조화를 대변하는 디오니소스의 원리.]

 

1) 하비 덴트

 

 

 

 

 - 목적 : 고담시의 질서(아폴론)

 - 수단 : 현행 법질서를 통해(아폴론)

 

 하비 덴트는 배트맨과 똑같이 고담시의 범죄자를 소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동시에 그는 형행 법질서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그는 목적수단 모두 아폴론 적인 것을 따르며 목적과 수단의 방향이 일치됨을 알 수 있다.

 

2) 배트맨

 

 

 

 

 - 목적 : 고담시의 질서(아폴론)

 - 수단 : 비합법적인 수단과 제한된 폭력을 통해(디오니소스)

 

 배트맨은 사실 다른 두 인물보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조커와 하비 덴트 둘 다 각자의 수단과 목적의 방향이 일치하는 반면, 그는 목적아폴론 적인 것이나, 수단디오니소스 적인 것으로서 수단과 목적에 괴리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으로 인해 배트맨을 축으로 두 가지의 비교를 우리는 할 수 있게 된다.

 

3) 조커

 

 

 

 

  - 목적 : 질서의 파괴, 거부(디오니소스)

  - 수단 : 화약, 나이프, 가솔린, 총알(=폭력, 디오니소스)

 

 조커의 좀 더 구체적인 목표는 사실 문명사회와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질서와 원리들을 ‘비웃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단순히 돈에 눈먼 악당은 시시하며 중요한 것은 메시지라고 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이를 엿볼 수 있다. 다만 그의 목적수단 모두 디오니소스 적인 것인가에 대한 것에는 의문이 붙을 수도 있는데, 이는 그가 작중에서 계획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계획’이란 행위가 디오니소스 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다만 이는 그가 하비 덴트와의 병원 씬에서 답하듯이 그의 행위가 치명적이고 성공적인 까닭은 아무도 그의 행각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 작중 인물들은 2)에서 말했듯이 배트맨을 축으로 두 가지의 대조가 이루어지게 된다. 하비 덴트와 배트맨, 배트맨과 조커.

 

 

 

 먼저 하비덴트와 배트맨에 관한 대조를 해보자. 이 대조를 위해서는 조커 레이첼의 죽음을 통해 배트맨을 진정한 고담시의 다크나이트로, 고담시의 백기사였던 하비 덴트를 '투페이스로 ‘완성’시키는 장면과 그 이후의 전개되는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너는 날 완성시켜' 라는 조커의 대사처럼 그 역으로 조커는 그 둘을  ‘ 완성 ’ 시킨다 .

 

 조커는 일부러 배트맨에게 둘의 위치를 바꿔 말해준다. 여기서 레이첼은 디오니소스 적인 가치(감정적 선택)와 하비 덴트는 아폴론 적인 가치(이성적 선택)를 의미한다. 배트맨 자신은 레이첼을 선택(디오니소스적인 가치,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였으나 결과적으로는 하비 덴트(아폴론 적인 가치,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 고담시의 질서의 상징)를 구하게 된다.

 하비 덴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함으로써 그의 아폴론적인 가치추구(질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게 한다. 즉 디오니소스적인 가치를 통해 그의 아폴론적인 가치를 무너지게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하비 덴트는 두 개의 앞면을 지닌 동전을 던지며 ‘운은 자신이 만드는 거야’를 외치던, 질서를 긍정하고 공공선을 위해 헌신하던 인물에서 개인의 복수를 위해 동전 던지기로 사람을 죽이는 새로운 ‘혼돈의 사도’가 된다.

 

영화 속에서 하비의 뒤바뀐 정체성을 정말 단번에 표현해주는 저 타버린 동전은 최고의 소품이자 미장셴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배트맨은 이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수단은 디오니소스 적인 것을 택할지 언정 목적만은 결코 아폴론적인 것을 추구하는 존재가 된다. 이는 조커가 배트맨에게 하는 ‘자신을 증오하면서도 죽이지 않으며’ ,‘넌 타락시킬 수 없군’ 이란 대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자신의 개인적인 증오가 아닌 자신이 택한 ‘불살’이라는 질서의 가치 추구가 우선이 되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선택은 마지막 하비 덴트의 죽음에서도 자신의 명예가 아닌 하비 덴트라는 인물 위에 쌓인 시민들의 질서에 대한 희망이라는 가치를 택하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이 두 인물이 이런 차이점을 보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조커가 완성시키고자 했던 두 인물의 모습이 저런 형태였기 때문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둘 모두에게 질서의 속성이 작용하게 된 결과이다. 질서는 전편에서도 말했다시피 절대적인 선이 아니다. 그 이유는 질서의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인 ‘위계’ 때문에 그렇다. 어쩌면 질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법을 살펴보자,

 

 

출처 - 에듀넷

 

 

 법에는 헌법을 필두로 위계가 서있고, 현행법이 헌법의 가치와 충돌하는 경우 현행법은 삭제 되기도 하고 두 개의 법이 충돌하는 경우 어떤 법이 더 헌법에서 가까운지 혹은 어떤 법이 그때그때의 상황에 중요한지에 따라서 삭제되기도 한다. 즉, 질서에는 중요한 것(중앙)과 덜 중요한 것(주변)이 나뉘게 되고 이는 사람의 목숨도 예외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는 ‘모든 목숨은 평등하고 중하다’는 정언명령이 위배되는 것이다. 조커는 한 예로 시장의 죽음과 군인과 경찰의 죽음을 예로 든다.(물론 여기서 조커는 군인과 경찰의 죽음은 계획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지 않는다라고 말하나 이어지는 장면에서 '혼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공평하다'라고 역설하는 것으로 보아 목숨에도 경중이 있다는 은유로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조커는 그에게 이러한 점을 자각시키며 ‘운(혼돈)’은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역설하며 하비 덴트를 타락시키게 된다. 즉 질서의 속성인 ‘위계’로 인해 그는 질서에 대한 믿음을 버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배트맨에게 이 ‘위계’는 어떻게 작용하게 된 것일까? 사실 이 지점에서도 양측에 레이첼 검사가 트리거로서 끼어들게 된다. 그는 사실 레이첼 검사를 구하려다가 하비 덴트를 구하기 이전부터(작중 시점으론 그 이후) 그의 위계 체계에서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하는 장면이 있다. 레이첼이 배트맨에게 보내는 편지, (작중에선 집사인 알프레도가 대독하고 불태워버린다.)에서 드러난다. 레이첼은 그에게 고담시에 배트맨이 필요 없어지는 날 부르스 웨인과 함께한다고 약속했지만, 그녀는 편지에서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밝힌다. 이 씬의 원문을 보면 but now im sure the day won't come when YOU no longer need batman 이라고 되어 있다. 즉 레이첼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진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인지가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배트맨이 아니라 레이첼 도스의 아쿠아맨이었다고 카드라

 

 

 아이너리컬 하게도 ‘위계’로 인해 배트맨은 타락시킬 수 없는 존재가 되고 하비 덴트 검사는 복수라는 디오니소스적인 충동에 사로잡힌 ‘혼돈의 사도’ 투페이스가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배트맨과 그의 아치 에너미인 조커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공통점을 먼저 보자면 둘은 사실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대놓고 조커가 배트맨한테 ‘나 같은 freak일 뿐이야’은 이란 대사를 친다.

 

 

 

 시민들의 둘에 대한 인식은 무법자이고 대놓고 경찰들은 작중에서 내내 둘 다 쫓고 있다. 배트맨이나 조커나 결국에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고담시의 현질서에 대한 불신이고 비웃음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 둘의 활동의 이유 역시 명성이나 돈과 같은 것이 아닌 바로 ‘메시지의 전달’(배트면의 경우 고담시의 질서와 함께)에 있다. 배트맨은 마약거래를 하는 범죄자들과 무장한 시민들이 충돌하는 장면에서 등장해 양측 다 사이좋게 묶어놓고(…) 돌아와 집사에게 말하는 신에서 ‘나는 시민들에게 범죄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라는 대사와 조커가 산더미처럼 쌓인 돈을 불태우는 신에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야’라는 대사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둘이지만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은 어디에 있을까? 애당초 둘의 목적 자체가 서로 정반대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둘의 가장 큰 대척점은 역시 디오니소스적인 부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조커가 배트맨을 잠시 제압한 상태에서 그에게 불꽃놀이를 보자고 말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조커는 시민을 태우고 고담시를 탈출하는 배와 범죄자들을 태우고 탈출하는 배에다가 폭탄을 설치하고 양측에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제안한다. 물론 조커식으로 살짝 변형된. 조커는 양측 배에 상대방 폭탄의 스위치를 건네며 먼저 누른 사람은 살아남겠지만, 양측 다 누르지 않으면 둘 다 터트려 버리겠다고 한다. 이에 양측 배에서는 난리가 난다. 결국에는 시민들이 탄 배에서는 투표로 스위치를 누를지 말지 결정하게 되고 범죄자들이 탄 배는 폭동이 나기 직전의 상태가 된다. 시민들이 탄 배의 투표가 끝나고 투표의 결과는 ‘스위치를 누른다’가 과반을 넘지만 배의 선장은 누르지 않는다. 범죄자들의 배에서는 범죄자들의 두목으로 보이는 덩치가 큰 남성이 선장에게 당신이 5분 전에 했어야 할 행동을 대신해주겠다며 스위치를 달라고 협박한다. 시민들의 배에선 선장이 스위치를 누르지 못하자 결국 한 남성이 자신이 누르겠다며 스위치를 가져가고, 범죄자들의 배에선 결국 스위치가 범죄자의 손으로 넘어간다. 스위치를 가져간 남성은 누르려고 하나 자신의 손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는 죄책감과 망설임에 결국 스위치를 누르지 못한다. 스위치를 강탈(?)해간 범죄자들의 우두머리는 스위치를 창밖으로 던져버린다. 그렇게 조커가 배트맨에게 자신만만하게 얘기하던 불꽃놀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 장면을 보고 조커는 거의 영화 내내 보여주지 않던 당황한 표정을 보여준다.

 

 

뀨?

 

 위의 씬에서 투표로 폭파가 결정되는 장면은 현대 문명 사회의 기본적인 원리인 ‘민주주의’와 그 기본 원칙인 ‘다수결’이 오히려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뻔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조커가 나타내고자 했던 메시지일까? 개인적으론 그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불꽃놀이’를 막은 동기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장면에서 합리적인 이해타산을 따져보자면 양쪽의 배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빠르게 배의 스위치를 누르는 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었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은 상대방이 고담시의 그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니 언제든지 스위치를 먼저 누를 거라는 불안과 살기 위해 한 선택이라는 납득 가능한 동기가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지탄도 덜 했을지 모른다. 즉 아폴론적인 행동 원리의 위선을 드러내거나 디오니소스적인 행동으로 인해 양측 다 파탄을 맞이하는 장면을 조커는 바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죄책감이라는 ‘감정(디오니소스적인 행동 원리)’에 따라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다. 범죄자들의 배에선 스위치를 버리기까지 어떤 질서나 합당한 절차도 존재하지 않았고 개인의 카리스마와 독단으로 스위치를 버렸다. 두 경우 다 디오니소스적인 경위로 인해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고 조커가 바라던 ‘불꽃놀이’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 장면이 바로 배트맨과 조커의 가장 근본적인 대조점이라고 생각한다. 조커가 디오니소스의 원리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배트맨은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인해 사람이 오히려 구원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고담시의 질서를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그에게 있어서 그 지점이 바로 조커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인 것이다. 디오니소스 적인 것 역시 사람이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행동방식인 것을 이 장면과 배트맨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저 대사에 배트맨과 조커의 대조점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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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편에서는 다크나이트 속 캐릭터 분석을 해보았다. 배트맨을 축으로 배트맨과 하비 덴트, 배트맨과 조커를 비교해보았다. 이를 통해 어째서 하비 덴트는 타락하고 배트맨은 타락하지 않았는가를 살펴보았고 행동 원리가 비슷해 보이는 배트맨과 조커의 가장 궁극적인 대조점인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목적은 같지만 수단이 다른 두 캐릭터의 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았고 같은 수단을 공유하는 두 캐릭터 사이에는 그 수단에 대한 입장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통해 두 캐릭터의 상징성을 뚜렷이 구분할 수 있었다. 즉, 질서를 목적으로 하는 캐릭터(검사 하비 덴트, 배트맨)와 혼돈을 목적으로 하는 캐릭터(투페이스 하비, 조커)의 대립이 서로를 '완성'시키는 장면을 통해서 니체의 미학론인 '질서와 혼돈의 대립이 서로를 강화시킨다.'가 구현되었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인 동시에 앞서 말했던 캐릭터의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 편인 서사 분석을 통해 다크나이트의 비극의 요소와 전반적인 서사 구조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편 보다 분량은 적게 하고 좀 더 가볍게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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