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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비평 (1) 예??? 다크나이트랑...니체요??

메인디쉬(영화, 드라마 비평)/비평

by Key71!! 2020. 1. 1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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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저요???
예? 저도요?

 니체와 히어로물이라….? 얼핏 듣는다면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조합이다. 마치 푸아그라를 햄버거에 끼워 먹는 느낌이랄까? 근대 철학의 거장과 자본주의 상업 영화의 관련성이라니.

 

 사실 영웅, 혹은 초인과 니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동시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게 맞기도 하다. ??????? 약 파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자 약 파는 게 아니니까 한번 츄라이 츄라이!

 


 니체의 철학의 중 가장 큰 개념 중 하나는 위버멘쉬(Übermensch)라고 할 수 있다. 직역해보자면, Über는 영어의 over[1]와 가장 비슷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의 위에, ~을 넘어서 라는 뜻이고, Mensch의 뜻은 영어의 man이란 뜻에 가장 가깝다. 즉 넘어선 사람 혹은 넘어서는 사람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니체의 위버멘쉬가 소개되고 번역될 때 우리나라에는 일본어판의 중역을 따라 초인으로 미국에는 슈퍼맨[2]으로 번역이 되었다. 굉장히 어디서 많이 들은 네이밍 아닌가? 옆동네에 망토 두르고 다니는 머머리 청년이랑 빨간 팬티 입고 다니는 변태 외계인이 떠오르지 않나? 니체의 위버멘쉬란 전형적인 영웅상처럼 비범한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아닌, 시련과 고난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명랑한 태도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는 존재[3]를 뜻하지만 초인/superman이란 잘못된 번역과 그 위버멘쉬의 모범으로 전쟁의 먼치킨인 나폴레옹을 꼽는 바람에 오해는 꽤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는 위버멘쉬를 번역할 때, 위버멘쉬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초인이란 단어 대신 극복인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

 

너네 안 불렀다....가라.....

 


 단순히 니체와 히어로물에 대한 연결점 외에도 다크나이트와 니체의 연관성에 대해 따지자면, 다크나이트와 니체는 매우 큰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애초에 영화사에 길이 남을 조커 등장신의 첫 대사부터가 니체의 명언을 교묘하게 비튼 것이다. ‘whatever doesn’t kill you simply makes you stranger’. 본 문구는 원래 니체의 우상의 황혼에 나오는 ‘whatever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onger’에서 한 글자만을 바꿔 i believe 랑 simply도 추가된 것 같은데? 쉿 조커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매우 강렬하게 드러내면서 말이다. 

 

 

 자자 위버멘쉬는 다다다음 편인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니체를 다룰 때 좀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고 이번 편은 다크나이트와 니체인 만큼 다크나이트와 니체의 미학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다

  

 자 먼저 니체의 미학론인 비극의 탄생에 대해 알아보자. 


 니체의 미학론인 비극의 탄생은 당대의 문헌학자들에게는 큰 비판을 받았지만 후대의 미학론에 영향을 끼친 저서이다. 그는 여기서 문화의 기원으로서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꼽으며 설명하는데, 비극 속에서 나타나는 세상의 움직임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이야기한다.

 

질서, 이성, 조화, 분명함을 대변하는 아폴론의 원리혼돈, 감정, 본능, 부조화를 대변하는 디오니소스의 원리.

 

그래 그 흥이 다 깨져버린 디오니소스가 맞다

 

'무한 책임의식'이 디오니소스의 원리 아님? 믿으면 골룸

 질서와 혼돈은 둘 다 인간의 삶을 위해서 필요한 원리들이다. 혹자들은 혼돈이 왜? 혼돈, 파괴, 망가 몰라?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이 두 원리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법이다. 질서가 너무 고착화되면 오히려 사람의 삶을 저해할 수도 있다. 마치 ‘신분제도’처럼 말이다. 그럼 인간은 이 질서를 깨부수기 위해 혼돈을 몰고 온다. 예를 들자면 혁명’ ‘저항등등. 좀 더 가까운 예를 들자면 우리는 매일매일 규칙적인 일상을 살아야 하지만 동시에 일탈도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니체는 다만 이 두 원리의 조화라는 개념보단 대립과 순환의 개념으로 바라보았다. 정 반 합에서 합이 사라진 정과 반으로 말이다 [4].

 

 사족으로 사실 이 개념은 니체가 온전히 혼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개념은 아니고 이미 Hölderlin이라는 독일의 시인과 Winckelmann이라는 독일 예술가가 '바쿠스(디오니소스)'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었다. 니체는 이 개념 속에서 빛과 음악의 신인 아폴론에 의해 생성되는 예술(조화롭게 짜인 질서)과 그에 따른 위안과 예측할 수 없는 현실(혼돈) 사이에서 오게 되는 괴리로 인해 우리의 자아가 발전한다고 보았고, 실제 비극 안에서는 인물이 자신의 삶을 질서로 이끌려 하지만, 끝내 인간이 넘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운명에 의해 그의 노력이 무산되면서 비극이 실현된다고 보았다. 아주 아주 정석적이고 대표적인 예로, '오이디푸스'의 오이디푸스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설명충은 더 설명하고 싶지만 그러면 노잼. 사실 지금도 노잼임;;  


 자 사족이 살짝 지루하고 길었던 것 같긴 하지만, 다음편에서도 이어지게 되니 사족이라고만은 할 수 없으니까 기억해주면 좋겠다. 자꾸 약 파네;; 쉿

 

 이번 편은 트릴로지에 대한 인트로로서 간단하게 위버멘쉬와 니체의 미학론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 보았다. 다음편 부터는 본격적으로 다크나이트 시리즈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놀란 감독은 니체의 미학론과 철학을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 녹여내었는데 비극의 탄생은 다크나이트에 위버멘쉬는 라이즈에 담아내었다. 비극의 탄생의 미학론이 다크나이트의 서사와 캐릭터 양쪽으로 잘 녹아들어가 있는데 다음 편에는 캐릭터를 집중 탐구하도록 하겠다. 이번 편보다 노잼일 것 같지만, 최선을 다해 유잼으로 만들도록 해보겠다. 말이 짧은 이유는 컨셉이니까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해요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1] beyondabove 역시 사용된다. 주로 사용되는 가장 정확한 번역으로는 overmanbeyondman 등이 있다. 사실 가장 먼저 번역된 판에서는 beyondman으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2] 실제로 superman은 슈퍼맨 코믹스의 작가인 Jerome Siegel이 니체의 개념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1]에서 밝혔듯이 가장 먼저 번역된 판에서는 beyondman으로 번역되었으나 코믹스 때문인지 이 번역이 좀 더 인지도를 얻게 된 것 같다.

[3] 실제로 위버멘쉬가 의미하는 바는 사실 좀 더 복잡하고 위의 의미는 위버멘쉬의 개념 중 극히 일부이다. 위버멘쉬의 가장 중요한 개념을 꼽자면 기독교 세계의 이원적인 세계관을 거부하고 내세가 아닌 현세의 삶을 긍정하고 살아가며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고 후대에 물려주는 유형의 인간이고 니체의 철학에서 제시하는 인간이 목표해야 하는 인간상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위의 좌절하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이 위버멘쉬에 도달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질이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4] 이 설명은 매우 간단한 설명임을 미리 밝혀둔다. 필자 역시 미학이 전공은 아닌지라,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진 못 하겠다. 다만 필자가 이해한 선에서 최대한 설명을 하자면, 그는 이 두 원리의 혼합의 상태가 조화가 아닌 양립하고 있다고 봤으며 변증법적인 발전의 형태가 아닌 이 두 원리가 서로 대립하고 한쪽이 우세해지면 각 원리의 필연적인 결핍으로 인해 다른 원리가 다시 우세해진다고 보았다

 

참고자료 

1) https://en.wikipedia.org/wiki/%C3%9Cbermensch

2) https://jaysanalysis.com/2011/02/23/batman-and-the-joker-as-the-apollodionysos-archetypes/

3) https://en.wikipedia.org/wiki/Friedrich_Nietzsche#Apollonian_and_Dionysian

4) 강의 중에 교수님에게 뚝배기 깨져가며 들었던 나의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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