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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비평(3) 서사분석 : 고전 비극 + 탐정물 + 히어로물 = ???

메인디쉬(영화, 드라마 비평)/비평

by Key71!! 2020. 2. 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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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 [메인디쉬(영화, 드라마 비평)/비평] - 다크나이트 비평(2) 캐릭터 분석(스압주의!!!)

 

다크나이트 비평(2) 캐릭터 분석(스압주의!!!)

※뇌피셜이 많으니 주의하여 읽기 바랍니다!!!※ 전편링크 : 다크나이트 비평(1) 예??? 다크나이트랑 니체요??? https://eat-film.tistory.com/3 다크나이트를 얘기할 때 캐릭터는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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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 [메인디쉬(영화, 드라마 비평)/비평] - 다크나이트 비평 (1) 예??? 다크나이트랑...니체요??

 

다크나이트 비평 (1) 예??? 다크나이트랑...니체요??

니체와 히어로물이라….? 얼핏 듣는다면 절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조합이다. 마치 푸아그라를 햄버거에 끼워 먹는 느낌이랄까? 근대 철학의 거장과 자본주의 상업 영화의 관련성이라니. 사실 영웅,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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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번 편에는 다크나이트의 서사(플롯 및 내러티브)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저번 편처럼 기이이일게 쓰지 않았으니 마음 편히 스크롤을 내려도 좋다. 는 실패했다 마음 단디 먹고 스크롤을 내려라. 자 오늘 우리들은 탐정물/스릴러로서의 다크나이트, 히어로로서의 다크나이트, 고전 비극의 서사의 다크나이트를 살펴볼 것이다.

 

 먼저 탐정/스릴러물로서의 다크나이트를 한번 살펴보자. 전편에서 한번 보여줬던 그림을 오늘도 활용해보도록 하겠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놀란 만의 전매 특허가 아니다. 놀란이 자주 활용하는 서사 구조이지만, 그 전에 이러한 서사 구조는 스릴러나, 추리물에서 자주 사용하는 서사 구조이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관점과 발달 과정을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사건의 퍼즐이 맞춰졌을 때의 카타르시스를 끌어올리기에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또 스릴러, 추리물의 서사 방식을 활용한 까닭은 코믹스에서의 배트맨의 모습을 반영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어째 조커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코믹스 속에서 배트맨은 형사/탐정의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화에서도 이어져서 탐정물의 클리셰인 무능한 경찰유능한 탐정의 관계가 반복된다. , 히어로물 + 탐정/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점이 배트맨이라는 캐릭터를 좀 더 복잡하고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한다. 1 + 1 같은 느낌인가? 애초에 탐정물 자체가 좀 히어로물 같긴 하다.

 

 

이런 (상하)관계가

 

이렇게 반복된다.

자자 약속대로 속도를 높여서, 다음은 고전 비극 서사로서의 다크나이트 서사를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 이름은 거창하지만 그렇게 대단한 내용은 아니다. 마치 덴마처럼?

 

대단'했었던' 것

 

 아마 다크나이트 영화 내에서 가장 의미심장하고 어쩌면 소름 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 개인적으로는 거꾸로 매달린 조커를 천천히 다시 카메라가 원위치를 시키는 장면이었다. 배트맨이 당장 조커를 제압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그의 궁극적인 목적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배트맨은 투페이스가 돼 버린 덴트를 마주치고 결국 짐 고든의 가족을 구하려다 의도치 않게 덴트를 죽이게 된다.

사실 배트맨한테 동거제안했다가 차이고 광광 우는 장면이라고 카드라
참고로 이 장면 전의 배트맨의 대사는 '조커가 승리하게 둬선 안돼'였다.

 

 이 장면에 이르기까지의 서사를 극단적으로 압축을 시켜보자면, 고담시(범죄의 도시) - 질서 확립을 목표로 배트맨 활동 + 덴트 후원 - 조커에 의해 이중적인 의미의 흑화(배트맨이 고담시의 다크나이트가 됨 + 불살을 깸, 하비 덴트가 투페이스로 흑화)가 된다. 자자 니체의 미학론을 활용하여 좀 더 서사를 압축시켜보자. 고담시(디오니소스적 상태) - 질서확립 노력(아폴론적 상태로 돌리기 위한 노력) - 흑화(디오니소스적 상태)가 된다. 디오니소스 상태 - 아폴론적 노력 - 디오니소스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구조가 왜 중요하냐면 그리스 고전 비극의 뼈대가 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자 그리스 고전 비극의 FM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를 살펴보자. 오이디푸스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가히 히토미 + 썩씨딩유파더 로 요약할 수 있는데. 원래 그리스 고전이랑 옛날 신화가 다 좀 히토미스럽다....

 

누가 봐도 결코 옳아보이는 조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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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베에 환난이 닥치고 테베의 왕인 오이디푸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탁을 받으러 델포이에 사촌인 크레온을 보낸다. 신탁은 선왕인 라이오스 왕을 죽인 살인자를 테베에서 추방해야 환난이 물러갈 것이라고 한다. 크레온은 그 살인자를 알아내기 위해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 자문을 구할 것을 오이디푸스에게 조언한다. 궁에 들어온 테이레시아스는 진실을 고할 것을 거부하나 거듭된 오이디푸스의 압박에 그 살인자는 오이디푸스라는 진실을 전하고는 사라진다. 오이디푸스는 크레온과 테이레시아스의 음모를 주장하며 크레온과 다툼을 벌이고 왕비인 이오카스테가 중재를 나타나 중재한다.

 왕비는 예언이란 믿을 바가 못 된다며 오이디푸스에게 라이오스 왕과 자신은 일찍이 자신의 자식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취할 것이라는 예언을 받았으나, 자신의 자식은 발바닥에 못이 박혀 산에 버려져 죽었고, 라이오스 왕은 강도들에게 삼거리에서 죽었노라고 전한다. 오이디푸스는 그 소리를 듣고 께름칙해하며 자신 역시 자신의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취한다는 예언을 받아서 고향인 코린트에서 도망쳐 나오는 길에 노인 하나를 죽였노라고 얘기하면서 그 자리에 있던 양치기를 불러 진상을 알고자 한다. 그 사이 코린트에서 사신이 찾아와 코린트 왕의 죽음을 전하며 이제 오이디푸스는 코린트와 테베의 왕이 되었다고 전한다. 그 말에 왕비인 이오카스테는 기뻐하며 역시 예언이란 믿을 게 되지 못한다며 기뻐한다. 오이디푸스는 그러나 아직 한 가지 예언,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예언이 남아있다면서 안심하지 못한다. 사신은 오이디푸스를 안심시키며 오이디푸스는 사실 코린트 왕 내외의 친자식이 아니었고 자신이 직접 발에 못이 박힌 아이를 라이오스 왕의 양치기에게 받아서 자식이 없던 왕 내외에게 전했다면서 진상을 전한다. 이 얘기를 들은 이오카스테는 얼굴이 파래지고 더 이상 진상을 밝히지 말자며 그에게 간청하나 오이디푸스는 양치기를 불러 진상을 제대로 확인하길 원한다.

 왕 앞에 불려온 양치기는 대답하길 거부하다가 끝내 그 아이가 오이디푸스 왕이 맞노라고 실토하고, 오이디푸스는 예언이 실현되었음을 알고 절망한다.

 왕의 사자가 시민들에게 오이디푸스왕은 왕비의 브로치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었고 왕비는 자살했음을 전한다.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오이디푸스에게 연민과 동정을 표한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고 처남인 크레온에게 즉시 자신을 추방해줄 것을 요구하고, 크레온은 신탁을 듣고 그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그를 만류하나, 오이디푸스는 자신을 당장 추방해주길 바라고, 자신이 떠나기 전에 자식들을 마주하기를 청한다. 자식을 마주한 오이디푸스는 자식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크레온에게 자신의 자식들을 잘 보살펴 주길 간청한다. 오이디푸스는 다시 한 번 자신을 추방해달라고 간청한다. 크레온은 그의 요청을 수락한다.

 

바쁘신 분들을 위한 세 줄 요약.

 

1. 오이디푸스 왕에게 예언(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취함)이 내려짐.

2. 예언에서 벗어나고자 노력

3. 히토미 + 아서스 엔딩 = FAIL

뭔가 심하게 많이 생략됐는데;;

 

 물론 이러한 서사구조 외에도, 그리스 고전 비극을 구성하는 요소는 더 많지만(이야기의 길이, 등장인물의 수, 주인공의 신분 등등), 다크나이트는 그리스 고전 비극 요소 중 플롯을 차용하였다. 이러한 형태의 서사구조를 쓴 까닭은 무엇일 까? 위에 말했다시피 다크나이트의 서사는 고전 비극뿐만 아니라, 히어로물 + 탐정물 서사구조 역시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자 마지막 요소인 히어로물의 서사를 알아보며 각 서사구조를 혼합해 사용함으로서 얻게 되는 의미와 기능들을 살펴보자.

 

 영웅 설화나 전설 속의 영웅들은 비극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지만, 영화의 장르로서 영웅물의 보편적 서사구조는 니체 식으로 말하자면 아폴론 - 디오니소스 - 아폴론이다. 영화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시작해서 악의 무리가 꺵판치고 영웅이 고난을 겪어도 악의 무리가 싼 똥을 치우는 게 주된 서사라고 할 수 있다. 몇몇 영화에서는 저런 서사구조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애초에 다크나이트부터가 저런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지 않다. 영화의 도입부부터 조커가 은행을 턴다. 오히려 영화 전반적으로 탐정물/스릴러의 서사구조를 따르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영웅물의 요소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서사적 요소는 무엇일까?

 

 히어로물이 히어로물이 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결단코 바뀌어서는 안 되는 클리셰가 있다. 클리셰는 모든 영화, 드라마, 소설에서 타파하기 위한 주적인 동시에 MSG처럼 쓰이지만, 히어로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바뀌어서는 안 되는 핵심 서사 구조로서 작동하는 클리셰를 가지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에는 영웅이 승리하는 것이다.

 

 만약 영웅이 끝내 패배하게 된다면 그건 히어로물이 아니고, 히어로물을 빙자한 부조리극이거나, 애초에 다른 장르 영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히어로맛 스릴러 같은 건가?

 

 영화의 결말은 하비 덴트의 시체 앞에서, 배트맨이 덴트의 범죄 사실을 숨기고 스스로 오명을 뒤집어쓰기로 하고 도망가면서 끝이 나게 된다. 이 장면에서 히어로물의 서사 그리스 고전 비극 서사가 겹치면서 카타르시스를 극한으로 이끌어낸다. 조커는 패배했나? 그렇지 않다. 그는 목적을 달성했다. 덴트를 타락시켰고 배트맨의 불살을 원칙을 깼고 고담 시민들의 눈에 배트맨을 빌런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럼 배트맨이 패배했나? 그렇지 않다. 그는 스스로를 희생하긴 했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수호했다.(고담 시민들의 질서에 대한 희망) 배트맨은 패배했지만 승리했고, 조커 역시 패배했지만 승리했다. 그리스 고전 비극의 결말(영웅의 패배 = 조커의 승리)과 영울물의 클리셰(영웅의 승리 = 고담시를 위한 희생)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결말인 것이다.

앞 서의 타 버린 덴트의 얼굴이 조커의 승리를 나타낸다면, 덴트의 멀쩡한 얼굴은 시민들의 희망과 배트맨의 승리/희생을 나타낸다.

 

이 장면의 대사는 i killed those people, 덴트 뿐만 아니라 덴트가 죽인 사람들까지 자신에게 덮어 씌우라고 한다.
여운이 남는 마지막. 개인적으론 배트맨이 빛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다시 영웅으로 떠오를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대한 일종의 암시가 아닌가 한다.

 

 

 다크나이트 속 각각의 서사구조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탐정물/스릴러의 서사 구조는 극의 긴장을 유지하고 몰입감을 부여하는 역할, 그리스 비극의 서사 구조는 니체의 비극의 탄생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인 동시에 고담시의 흑기사로서의 배트맨을 완성시켜주는 역할, 히어로의 서사 구조(정확히는 클리셰)영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역할 각 서사 구조를 매듭짓는 동시에 각 서사구조의 카타르시스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크나이트 속 너무나 강렬한 캐릭터들 때문에 서사의 역할이 조금 빛을 바라긴 하지만, 영화를 다 봤을 때의 희열은 바로 정교하게 짜여진 플롯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는 연출, 음향, 조명, 음악, 미술, 액팅, 대본, 캐릭터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다크나이트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 단순히 히어로 영화의 장르사 뿐만 아니라 영화사 전반적으로 매우 큰 족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 전부터 키치와 예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키치와 예술을 합친 영화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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